짐 가방과 나의 몸 그것이 이 배에 실린 나의 모든 것이었다.
조금의 휴식이라도 없었던 나의 생활은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지금의 이 섬까지 다다르게 만들었다. 3시간 동안의 항해는 나의 비어있는 조차도 지치게 만들어 버렸지만, 이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떠한 고통이라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나였다.
“조금 있으면 목적지라네 젊은이.”
드디어 목적지인 섬의 잔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야간의 선상은 아름다운 모습을 띄고 있었다. 별이 찰랑거리는 밤하늘이 나의 마음을 더욱더 설레게 했다.
“엇”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아마도 잔잔한 파도겠지. 그래도 몸의 중심을 잃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파도였다.
“아름다운 섬이지? 지금은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과거에는 마녀와 마법사들의 전쟁으로 인해 한번 황폐화 되었어. 그 이후 인간들에 의해서 재건되었지만 아직까지 숨어사는 마법사나 마녀들이 있다네.”
배의 뱃사공이 나에게 가볍게 말을 걸어왔다. 조타수의 말 대로 섬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전기에 의한 불빛과는 다른 자연에서 피어나오는 은은한 불빛이 마을을 밝히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섬에 전쟁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름다움을 넘어서 몽환적인 느낌까지 풍기는 섬은 이미 코앞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 이후에 내가 말을 이었다.
“그러네요.... 역시 저런 모습 때문에 아직까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간단한 대답이었다.
“그런 거겠지. 그러나 조심 하게나 이 섬에 매혹된 사람들은 이 섬에서 더 이상 빠져나올 수 없다는 전설도 내려오고 있고, 여러 가지 설화가 있는 섬이라네.”
아무리 설화라고 해도 섬뜩한 말 이었다. 방금 내가 했던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이 섬에 홀린 것이 아닐까, 전설이 진짜라면 어떻게 될까...
“우옷!!“
등 뒤와 엉덩이를 받치고 있는 무언가가 사라져 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느낌이 아니라 진짜였다. 이미 내 몸은 바다 속으로 수직 하강하고 있었다.
마치 여러 개의 손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다.
깊고 어두웠지만 차갑지는 않았다. 오히려 따뜻했다. 마치 염화에 휩싸여 있는 느낌이랄까, 무언가가 내 몸을 계속 휘감아 갔다. 이미 내 의지와는 멀어진 나의 의식은 더 이상 잡을 수 없었다.
그러던 도중 잃어가던 정신 속에서 한줄기의 빛과도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원히”
뭐라고? 아니
“영원히”
무슨 말 인지 모르겠어.
“영원히”
나에게 하는 말이냐고...
“넌 죽지 않아”
의식의 흐름 속에서 들린 마지막 말이었다.
-‘윌리스‘ 1xxx년 바닷가에서 변사체로 발견-
마을에서 한사람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이번 바닷가에서 발견된 변사체 이상하지 않아?“
“그렇지 아무래도 거의 몇 달 동안 주변을 지나다니는 배 조차도 보지 못했는데, 저렇게 온전한 시신이 떠내려 오다니...”
그렇다 시신에는 너무 이상한 점이 많다. 최근 한 달 동안 이 섬으로 드나든 배는 한 대도 없었다. 물론 이전에 죽었던 시신이 이제야 떠내려 온 것일 수 도 있지만, 시신의 상태는 마치 방금 전 죽은 것처럼 온전했다. 심지어 물에 불어 있지도 않았다.
수사에도 진척이 없어지자 섬 내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사람들은 추측했지만 시신에서는 아무런 외상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예상은 점점 혼돈에 가까워질 뿐 이었다. 결국 사람들은 물에 떠내려 온 변사체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하지만 점점 이상한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얘기 들었어? 시신이 갑자기 움직였다는 얘기
“그럴 리가 있겠어... 그냥 누가 지어낸 거겠지...”
‘저주받은 시신‘
마을에 있는 시신이 다시 움직였다는 소문이 발단이었다.
이미 맥박은 뛰지 않았고 미세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시체였지만 아무래도 미심적은 시체였기 때문에 소문이 만들어 질만한 조건은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끝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사건이기에 마을에서 결국 섬의 왕에게 사람들은 찾아갔지만,
“역시 ‘그 저주’인가, 소문은 들어봤지만 실제의 모습을 보게 되다니 놀랍군.“
그 또한 놀란 표정이었다. 잠시 동안의 침묵 이후 그는 말을 이었다.
“그는 죽음에 빠진 것이 아니라네. 잠을 자고 있는 것뿐이야.”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그는 마지막으로
“그는 일주일 뒤에 깨어날 거라네.“
라는 말을 남기고 종적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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