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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서브컬쳐/영화ㅣ애니

어쌔신 크리드 영화에 대한 리뷰와 해설

by 린튼 2017.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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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읽으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게임원작 영화의 역사? 참 길고 긴 역사이다. 철권, 하우스 오브 더 데드, kof, 파 크라이... 최근에는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와우) 까지 매년 한편쯤은 등장한다.

하지만 모두 다 우베볼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욕만 잔뜩 먹고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2017년도 111일에 개봉한 어쌔신 크리드의(이하 어크) 실사 판 또한 그것이 현재 진행형이었고, 암살닦이 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니 할 말은 다 했다.

어크의 원작을 1편 때부터 쭉 해왔고 욕을 먹을 대로 먹은 유니티까지 쉴드를 친 나였기에 이번 어크 영화의 평가가 이렇게 악평을 듣는 것을 보고 있으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리 평가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어크 원작 시리즈의 팬으로서 보러가지 않을 수는 없었기에, 기대 반 걱정 반, 조조 시간에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영화관은 비정상 적으로 너의 이름은을 보러온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나는 유료 시사회 시절 감상 하였기에 너의 이름은 열풍이 이정도 까지 일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난 그런 주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매표소로 가서 어크를 예매했다. 예매 이후 팝콘도 샀지만 보는 것은 어크인데 팝콘 통에 그려진 것은 너의 이름은 이었기에 자괴감이 들고 괴로움이 느껴졌다.

잠시 기다리니 입장 시간이었다.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고 곧 영화가 시작하였다.


게임에서도 등장하는 선악과와 템플러 라는 단체에 대해서 짤막하게 설명하고 영화는 시작되었다. 템플러와 선악과에 대해서 짧게 설명하자면 템플러는 십자군 원정을 다녀온 템플 기사단으로 원정 당시 부를 엄청나게 축적하였기에 지금까지도 부유함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을 규율로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에 수백 년 동안, 자유를 추구하는 어쌔신 조직이랑 싸움이 계속 되어 왔다. 영화에서 이런 템플러와 어쌔신 과의 갈등이 주요 내용이 된다.

선악과 또한 게임 내에서도 등장했던 스토리의 중요 요소이다. 인류에게 불복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준 물건이다 템플러들은 그런 능력을 가진 선악과를 찾아 인류의 불복종 능력을 제거하여 자신들의 통제 속에 인류를 넣으려고 하고 있다.

역시 어크답게 애니머스 또한 등장한다. 애니머스는 유전자의 저장되어 있는 선조의 기억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써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과학적으로는 기억은 유전이 된다고는 하지만, 선조의 모든 기억이 유전되는 것은 불가능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약간 웃긴 설정이다...


그래서 애니머스로 도착한 곳은 스페인의 종교제판. 과거의 주인공은 그 시절의 암살자 였던 아귈라. 아귈라가 암살단의 일원이 되는 장면을 보여준 후 현실로 넘어오게 된다. 현실의 주인공은 아귈라의 후손인 칼럼 린치. 1급 살인자 였기 때문에 사형을 당하지만 사실은 템플러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앱스테르고로 끌려오게 된다.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현실의 주인공인 칼럼 린치가 삐뚤어지게 된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어쌔신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템플러들로부터 정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것을 목격하며 자신의 아버지와 세상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지게 된다. 결국 그는 세상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폭력을 지금까지 다른 곳에 표출해 왔었고,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결국 앱스테르고로 끌려온 린치, 그는 소피아라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에게 에게 폭력성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사실 소피아의 목표는 아귈라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아귈라가 가지고 있던 선악과를 찾으려는 것이었지만, 린치는 그런 줄도 모르고 그녀에게 설득당해 애니머스의 기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는 자신의 조상인 아귈라의 기억을 체험하게 되는데 여기서 어크 2편 레벨레이션을 해본 사람이라면 게임의 오마주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크 2 레벨레이션의 초반 마차를 추격하는 미션을 생각해 보면 배경과 플롯이 너무 비슷하다.


사소한 스토리 까지 설명하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 이제 내가 가장 이야기 하고 싶은 린치가 자신의 아버지를 앱스테르고에서 다시 만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자. 위에 얘기 했듯이 린치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어머니를 죽여버린 것 때문에 큰 증오를 가지고 있었다. 소피아의 아버지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린치가 애니머스기계에 들어갈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린치랑 그의 아버지를 만나게 한다. 당연히 템플러의 속셈을 알고 있는 린치의 아버지는 린치가 애니머스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린치는 아버지와는 대조되는 태도를 일관한다. 사실 린치는 린치의 아버지의 최대의 실수였다. 린치의 아버지가 아내를 죽였을 때 어쌔신의 규율 상 린치까지 죽였어야 했지만 아버지는 사랑이라는 마음 하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린치는 그런 아버지의 진정한 파멸을 보고 싶었고, 자신을 살려두었던 것을 후회하게 하기 위해 애니머스로 들어갈 것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 왔던 어크 시리즈의 주인공은 항상 자신의 혈통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반항적이고, 자신의 혈통 따위는 신경 쓰지 않기에 기존 시리즈의 주인공들 사이에서 이번 칼럼 린치가 빛날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반항적이라고 하더라도 인생의 전환점은 있기 마련이다. 린치는 다시 아귈라의 기억으로 들어가서 선악과가 콜럼버스의 무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템플러들 에게 선악과의 위치를 알려주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조상들이 선악과를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또한 깨닫게 된다.

여기서 관심을 가지고 봐야 될 장면이 한 가지 더 나온다.

바로 아귈라가 된 린치가 신뢰의 도약을 하는 장면이다. 영화의 초반에서도 린치는 신뢰의 도약을 시도하였지만 동기화 오류로 실패하였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의 린치는 신뢰의 도약을 완벽하게 성공해 내고 기계가 부셔진다. 그걸 보고 있던 소피아는 경악하기 까지 한다. 단순히 기계가 부서졌기 때문에 경악을 한 것 인가?


원작 게임(어크 유니티)에서도 나왔듯이 신뢰의 도약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진정한 어쌔신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린치 또한 조상의 행적을 보면서 정신적 성장을 이뤄 냈고, 자신의 혈통을 따를 것을 결정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린치가 신뢰의 도약을 완벽하게 성공시킨 것은 완전한 어쌔신이 된 것을 의미하는 것 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본 소피아가 경악을 한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약간 의미심장하다고 생각되었다. 소피아 또한 막판에 아버지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에, 린치가 소피아의 아버지를 암살하기 전 소피아와 린치의 대화에서도 소피아는 템플러와 아버지에 대해 약간의 증오감을 표출한다. 하지만 린치가 소피아의 아버지를 암살하고 난 후 소피아가 템플러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시체를 안고 템플러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 나온다. 소피아의 감정 선을 보았을 때도 어쌔신의 편으로 돌아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는데 템플러에게 충성을 맹세하다니, 약간 어의가 없어질 정도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완벽한 템플러의 계급사회 속에서 죽은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고 높은 위치로 올라가 템플러를 자기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 또한 든다. 이번 어크 영화는 3부작 이라고 하니 나중에 후속편에서 이 말과 행동의 의미는 밝혀질 것 이라고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점점 영화를 보면 볼수록, 이전에 봤던 맥베스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맥베스 역이자 칼럼 린치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 맥베스의 부인 역할이자 소피아 역할인 마리옹 코티야르. 심지어 칼럼 린치는 맥베스처럼 점점 타락 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이다. 린치와 소피아 사이의 묘한 구도 또한 계속 등장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맥베스에 대한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도 린치라는 캐릭터가 타락의 끝에서 정신적 성장을 이루어 낸 것을 생각해 보면 맥베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원작이 액션 게임인 만큼 영화의 액션 또한 꼭 얘기해볼 가치가 있다. 사실은 위에서도 한번 얘기했듯이 이번 영화는 과거 보다는 현실 파트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게임만큼 액션을 위주로 한 스토리 진행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액션신은 매우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아귈라가 벽을 타거나 난간을 밟고 걸어 다니는 등 게임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기에 액션신을 보는 동안은 영화를 본다는 느낌 보다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전투 장면 또한 연막탄을 먼저 터트리고 들어가서 적들을 암살한다던지 적을 죽일 때의 모션이라든지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등장한다.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이번 어크 영화가 과거 게임 영화들의 딜레마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팬들을 위한 영화로서는 완벽하다는 것이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나의 생각이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사람들이 악평을 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찾아보았다. 게임을 접하지 않은 사람들은 불친절 하다고 악평을 하고 게임을 접한 사람들은 게임보다 현실 파트를 너무 많이 다룬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오히려 나는 이번 영화가 과거 파트 보다 현실 파트를 주로 다룬 것이 장점 이라고 생각 된다. 게임도 2편 까지는 현실 파트를 상당히 많이 다루었지만 3편부터는 현실파트는 동영상으로 대충 때우는 방식을 고수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어크 시리즈의 팬으로서는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번 영화는 팬들의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게임처럼 과거에서 누군가를 암살하는 내용이 주가 되었다면, 상당히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는 것도 내 생각이다. 사실 어쌔신 크리드 게임 스토리 별거 없다. 누구 암살 하러 가고 그 이후에 암살 성공 하고 이 내용의 반복이다. 이런 내용 영화화 했다고 생각 해 보자. 상당히 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영화가 튀어나왔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얘기하자면 이번 어쌔신 크리드는 분명히 게임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이 보기 좋은 영화는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접해본 사람에게라면 한번쯤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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