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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라이트 노벨 리뷰: 이 사랑과 그 미래 리뷰 (스포 없음)

by rinten 201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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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독자 모두를 위한 커뮤니티 캔노벨

http://cannovel.co.kr/

'이 사랑과 그 미래'

작가: 모리하시 빙고

삽화: Nardak

 

'이 사랑과 그 미래' 이 작품은 상당히 오래전에 읽은 작품 중 하나이다. 적어도 한 5년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왜 리뷰글에서 이 책 얘기를 꺼내는가? 생각해 보니 내가 읽어본 라이트 노벨 중에서 단연코 세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라이트 노벨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리뷰를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6권으로 완결이 난다. 기본 10권이 넘어가는 라이트 노벨 시리즈 물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적은 권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은 권수에 완결은 냈다고 하더라도 이야기 자체가 짧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라이트 노벨은 소설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들을 매력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타쿠 쪽 용어로 말하자면 모에스럽게 표현한다고 하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트 노벨은 캐릭터 문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라이트 노벨은 등장인물들에게 매력적이거나 모에스러운 요소를 주입시키기 위한 이벤트나 특별한 장치들이 꼭 들어가는 것 같다. 나 또한 애니메이션이나 여러 일본 창작물 들을 지금까지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거부감은 전혀 없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의 진행과 관계 없이 그런 요소가 들어가면 이야기의 진행이 느려지고 정도가 심해지면 내가 캐릭터를 보러 왔는지 이야기를 읽으러 왔는지 구분이 안 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모에 요소 자체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건이나 스토리를 이용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스토리에 군더더기가 없다고 얘기하고 싶다. 권수에 비해 스토리가 길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만 얘기한다면 매력이 없는 캐릭터만 줄줄이 등장하는 소설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로 그런 소설이었다면 지금 내가 시간 들여가며 리뷰를 쓰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이 작가는 캐릭터 마다 매력이 아닌 반전이나 충격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각자의 특색을 더했다. 또한 캐릭터를 특색 있게 만드는데 쓰인 요소 하나 하나가 전부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사용된다. 위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정말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 라는 표현이 아깝지가 않은 진행이다.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까지 내가 위에서 주절주절 얘기했던 내용은 이 소설의 주인공 오다 미라이 하나로 다 표현된다.

히로시마의 기숙형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주인공은 기숙사에서 오다 미라이 라는 룸메이트를 만나게 된다. 오다 미라이는 책 표지에서부터 등장하는 이 책의 히로인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동물귀가 달린것도 아니고 머리도 평범하게 검은색이며 단지 주인공의 룸메이트일 뿐이다. 확실히 라이트 노벨 히로인들 중에서는 확실히 수수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그녀는 성 동일성 장애(번역문에서는 이렇게 나와있지만 원래 의학용어로는 '성 동일성 장해'나 '성 정체성 장애'가 맞는 표현이다)라는 성 소수자 이다. 단어 그대로 자기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정신적인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증상을 의미한다. 히로인 오다 미라이 라는 캐릭터는 이 설정 하나만으로 뇌리에서 떠나가지 않는 캐릭터가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충격적인 요소와 반전만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면 아침드라마 같은 전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분명 들 것이다. 이 부분은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인공이 미라이에게 느끼고 있는 둘이 통하고 있지만 절대로 이 마음을 전할 수 없다는 감정에서 비롯되는 미묘한 감정선이 특유의 애뜻함을 자아낸다. 또한 오다 미라이가 가지고 있는 성 동일성 장애에 대해서 절대로 가볍게 다루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깊이감이 깊어져간다.

이 소설의 이런 특징 때문에 연애에 초점을 두고 읽기 시작한다면 분명 실망 할 것이다. 연애라는 한 부분만 봤을때는 비극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물과 인물간에 감정선에 초점을 맞추고 주인공에 자기 자신을 이입할 수 있다면 매우 재밌는 소설이 될 것이다.

일러스트에 대해서 짤막하게 얘기해 보자면 한국의 일러스트 레이터 나르닥이 그렸다. 한국에서는 클로저스로 유명하다. 여러가지 사건으로 말도 많은 일러스트레이터지만 그런 부분들은 배제하고 일러스트만으로 얘기 해 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나르닥의 일러스트 스타일은 얘전부터 좋아 해 왔다. 색감도 밝고 날카로운 느낌이 내 취향이다. 솔직히 이 소설을 처음 산 이유도 시놉시스는 전혀 보지 않고 표지 일러스트에 반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렇기에 표지 일러스트는 호평을 하고 싶다. 소설 자체가 가진 애뜻한 분위기를 잘 잡아냈고 색감도 완전히 내 취향이다.

삽화는 정말로 깔끔하다. 진짜로 예쁘다 라는 말 보다는 깔끔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삽화는 오래간만이었다. 그리고 표지의 미라이랑 삽화의 미라이는 분위기가 완전히 천지차이다. 이게 같은 캐릭터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표지에서는 상당히 여성성을 강조했다면, 삽화에서 보여주는 미라이의 모습은 그냥 남자다.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라고 생각 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라이의 캐릭터 성으로 봤을 때는 표지 쪽 보다는 삽화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평가를 하자면 첫 권부터 어떻게 끝날지 어느정도 예상은 가지만, 재미있는 감정선과 등장인물들의 관계 때문에 끝까지 읽게 되는 소설이다.

리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던 라이트 노벨 과는 상당히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다. 라노벨과의 공통 분모를 찾자면 애니메이션 풍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것 뿐 나머지는 일반적인 소설의 구성에 더 가깝다.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이 리뷰를 읽고 이 책이 읽고 싶어졌다면 이 책을 읽기 전에 시노노메 시리즈를 먼저 읽기 바란다. 작가의 전작이자 이 사랑과 그 미래의 10년 정도 전 이야기를 다룬다. 안 읽고 읽어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시노노메의 주인공이 꽤 주요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먼저 읽고 읽는다면 후일담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지만 이야기의 깊이를 더해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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