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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1년동안 전자책을 사용해 보며 느낀 소감 정리

by 린튼 2019.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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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자체는 꽤 오래 전 부터 사용해 왔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제 슬슬 1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디바이스는 전자책 전용 디바이스가 아닌 아이패드 6세대를 사용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나 독서 그 자체에 대한 감상은 기기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득정 기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겠다.

저렴한 가격

도서 정가제의 시행 이후로 안 그래도 비쌌던 책값이 제대로 된 할인을 받지 못 하게 되면서 껑충 뛰어 올랐다. 서점에 가서 책 두 권만 잡아도 3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나오는 걸 보고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기 무서워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책의 기본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엄청나게 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종이책 보다 20%~30% 많게는 40%정도 저렴하다는 느낌이다. 시중에서 10000원 정도 하는 책이 종이책으로 사면 7000원 정도에 구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할것이다.

이런 단순한 가격 내리기 뿐만이 아니라 도서정가제의 할인 방지를 피하기 위해 포인트 쿠폰을 뿌리는 등 여러 할인정책을 사용하고 있고, 이런 이벤트를 잘 활용한다면 50% 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이벤트는 월에 한 두 번 열리기 때문에 사고 싶은 책을 위시리스트나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이벤트 기간 까지 기다리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상당히 뼈아픈 일이다.

공간,물질적인 점

원래 나도 종이책을 좋아했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자취를 시작하면서 종이책이 얼마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공간 뿐만이 아니다. 읽지 않아서 정리해 놓은 책을 넣어놨던 박스를 열었을 때  그 안에서 종이벌레를 발견한다면 알라딘 중고서점이 아니라 비명을 지르며 집 앞 분리수거장으로 당장 뛰어내려가고 싶을 것이다. 전자책은 이런 단점들을 한방에 해소시켜 준다. 변질도 없고, 보관을 위해 메모리 크기만 늘리면 된다.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지웠다가 나중에 다시 다운 받아도 된다.

무려 1년동안 리디북스에서 구매한 것만 177권이다.  만약 종이책으로 이 모든 책을 구매했다면 책장 하나는 채웠을 것이다.

다만 종이의 변질이 없다는 점은 단점이 될수도 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오랫동안 여러번 읽은 책이 한 두 권은 있을 것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나에게는 그런 책 중 한권인데, 처음과는 달라진 종이의 질감과 약간은 누래진 손이 여러번 닿은 흔적 덕분에 이제는 그 책을 잡을 때 마다 묘한 감성 마저 느껴진다. 전자책은 같은 책을 몇번을 읽더라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다. 다만 위에서 얘기했듯이 벌레가 나오는 경험을 겪어본다면 관리 못 해서 버리는 것 보다, 전자책으로 사는게 낫다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는 중이다.

가독성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전자책은 pdf와는 다른 epub라는 방식으로 되어있어 행간이나 글자 크기, 배경색, 최근에는 폰트 까지도 자신에게 맞게 수정이 가능하다. 이런 기능들 덕분에 가독성은 정말 높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가독성과 책을 읽을때의 집중력이 무조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종이 특유의 질감과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없기 때문에 독서를 하는 동안 주의를 환기켜줄 요소가 하나도 없다. 또한 패드든 전자책 전용 단말기든 딱딱한 널빤지 같은 그립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잡더라도 종이책과 동일한 그립감을 기대할 수 없다. 몇시간 동안 잡고 읽으면 집중력 떨어지는건 물론이고 무엇보다 손아프다. 

플랫폼

영화에도 여러 배급사와 유통사가 있듯이 전자책에도 유통 배급을 담당하는 플랫폼이 존재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리디북스 부터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유명 서점과 언론사가 공동으로 만든 크레마 등 이 외에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수많은 플랫폼들이 있다.

이런 분산된 플랫폼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이 내가 쓰는 플랫폼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서비스 하는 경우가 가장 골치아프다. 책 한권 읽자고 관리해야 되는 계정을 늘리기는 싫고, 내가 쓰는 플랫폼에 책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는 것도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위에 얘기한 두 플랫폼이 이북으로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서들을 판매하기 때문에 플랫폼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drm과 관련된 문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겠지만, drm은 국내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전자책 시장의 논란거리이기 때문에 금방 해결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데도 글 마지막에 위치시켜놓은 이유는 전자책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종이책과 동시에 출간되지 않는다. 종이책과는 다른 또다른 심의를 받아야 되며 엄청나게 인기있는 책이라면 몰라도 종이책과의 발매 텀이 적어도 한 달 길게는 다섯 여섯 달 까지도 기다려야 된다. 단편 도서라면 몰라도 후속권을 기대하게 되는 시리즈물을 살때는 정말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출시라도 해주면 다행이지, 전자책으로 출시 자체를 하지 않는 책도 허다하기 때문에 인기가 그다지 없는 책을 읽고 싶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종이책을 사야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점점 괜찮아 질 것이라고 본다.

총정리

공간을 적게 차지 한다는 것과 높은 가독성 등 장점도 뚜렸하지만, 종이책의 모든 책이 전자책으로 발매되지 않고, 두 매체 사이의 발매 텀이 너무 길다는 것이 심각하게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 두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다리다 보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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